권력을 지배하는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그 권력 자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신이 가진 권력을 보다 우위의 것으로 만들어 다른 권력을 조정하는 것이다.
세가지 권력 간의 상관관계에 있어서 가장 흔히 등장하는 것은 정치 권력이 군사 권력과 산업권력을 모두 손에 넣고 있는 경우이다.
판타지 작품에서 흔히 등장하는 전제군주의 경우 정치권력과 군사권력, 그리고 세력 하의 모든 재산을 기본적으로 군주의 것으로 하면서 산업권력까지 손에 넣고 있다.
전제 군주가 보다 넓은 지역의 많은 인구를 세력권에 넣기 위해서 봉건제의 경우,
기본적으로 모든 군사력과 산업 시설은 군주의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산업 시설인 토지에 대한 운영권을 기반으로 봉건 영주가 재화를 축적하고 사병을 양성함으로써,
전제 군주의 군사 권력과 산업권력의 일부를 나누어 갖기도 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봉건제 하에서의 영주는 정치 권력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방식으로 정치권력이 군사권력이나 산업권력을 지배하는 것은 우리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악덕 기업주에게 사업을 빼앗기며 자살한 아버지의 복수를 하는 주인공과 그를 자신이 가진 부와 정치권의 네트워크로 억누르는 악덕 기업주 간의 대결은 아주 익숙한 레파토리다.
그리고 이 익숙한 구도의 끝은 언제나 자신이 돈을 주며 마음대로 움직이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정치 권력에게 뒤통수를 맞으며 최종적으로 몰락하는 악덕 기업주의 말로다.
이렇게 정치 권력은 자신의 법 집행권한을 이용해 평화로운 시기의 산업권력과 군사 권력을 통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군사 권력에는 국가 반역죄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군사 권력이 집중되지 않도록 군사 권력 내의 인사권을 가지는 방식으로 대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산업권력은 사유재산을 한 순간에 무의미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법제도를 통해서 통제권을 손에 넣는다.
또 군사 권력이 다른 권력들을 지배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많은 경우 군사 권력이 쿠데타에 성공한 상황이 가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쿠데타에 성공한 군사 권력이 기존의 정치 권력을 '숙청'하고,
산업 권력을 '몰수'하는 방식으로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식이다.
그리고 정치적인 안정이 오면 다시 이 권력을 적절히 배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군사 권력이 다른 권력을 모두 지배하는 것은 쿠데타에 성공한 일부 군사 권력이 정치 권력화되기까지의 과도기에서 나타나는 한시적 상황으로 봐야 한다.
그래서인지 역사적으로 군사권력의 집권은 그 기간이 아주 짧은 경우가 많다.
끝으로 산업 권력의 탄생은 봉건제를 넘어서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단계까지 가야만 가능하다.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산업권력이 나타나서, 그들이 정치 권력과 군사 권력을 손에 넣더라도,
권력 투쟁의 전면에 나서거나 권력의 집행을 직접적으로 행하는 경우는 드물게 그려진다.
대부분 정치 권력이나 군사 권력을 돕는 조력자로 등장하거나,
혹은 막후에서 조정하는 배후 권력으로 등장한다. 산업권력이 군사 권력을 직접 갖는 것은,
무협에서 흔히 등장하는 무슨무슨 표국들처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사병을 양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정치 권력을 직접 갖는 것은 그들의 재력을 바탕으로 그들의 자손을 정치 권력의 핵심에 자리잡도록 하는 설정이 많다. 이에 대해선 (4)산업권력의 설계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이 블로그에 정리된 내용은 '상상력 공학 101'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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