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테우스는 테베의 왕이자 디오니소스의 어머니 세멜레의 조카였다.
그는 자기 사촌이 신이 되었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디오니소스 일당이 테베에 도착하자, 그를 사기꾼으로 매도해버렸다.
눈 먼 현인인 테이레시아스가 디오니소스의 주장이 맞다고 충언을 하고,
심지어 자기 어머니인 아가베까지 디오니소스의 추종자(바케)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펜테우스는 디오니소스를 비웃어버린다.
이 술주정꾼 신조차도 자신의 신격을 믿지 않는 인간에 대해서는 친척이고 뭐고를 떠나서 형벌을 내려야만 직성이 풀렸으니, 펜테우스에게 가혹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디오니소스는 펜테우스에게 그의 추종자들이 무슨 짓을 하는 지 직접 보는 게 좋지 않겠냐며 펜테우스를 꼬드겼다.
"내 추종자들이 다들 여자이니 여장을 하고 가야합니다.
남자라는 걸 들킨다면 갈가리 찢겨 죽게 될 지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펜테우스는 동의하며 여장을 하고 염탐을 나서지만, 디오니소스의 속마음을 알 길이 없었다.
디오니소스는 테베의 여인들에게 최면을 걸어 광기에 사로잡히게 만들었고,
이들의 미친 눈에는 여장을 한 펜테우스가 한 마리 맷돼지로 보였다.
술과 최면에 도취된 이들은 이 짐승을 사냥해서 갈가리 찢어 죽였다.
그 여인들 중에 펜테우스의 어머니인 아가베도 있었으니,
아가베는 그것이 자기 아들인 줄도 모르고, 머리를 잘라서 손에 쥐고 의기양양하게 테베로 돌아왔다.
잔인한 디오니소스는 그제서야 최면을 풀어주고,
아가베는 자기 손에 들린 것이 아들의 머리임을 알아차린다.
이 꼴을 당한 어머니의 마음이 온전할 리 없으니,
그 뒤로는 슬품과 공포에 따른 영원한 광기에 시달리게 될 뿐이었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아가베가 자기 동생인 세멜레가 제우스와 뒹군 게 아니라,
사실은 인간과 뒹굴어놓고 허풍을 치다가 벼락에 맞은 거라고 중상모략(?)을 했고,
이에 대한 벌로 디오니소스가 자신을 무시하는 펜테우스 뿐만 아니라 아가베에게까지 가혹한 형벌을 내린 거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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