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에서 나온 수사 드라마는 대체로 현실적인 경찰을 그려내는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트루 디텍티브, 파고 같은 멋진 작품들이 다들 그랬죠.
사실 대부분의 수사물(CSI, 크리미널 마인드, 콜드 케이스, 파트너, 몽크 등등)은 다분히 현실적인 경찰과는 동떨어져있죠.
초월적인 기억력이나 분석력, 혹은 현실에서는 이용이 불가능한 첨단 과학이나 이론을 그럴듯하게 적용시키니까요.
최근 HBO에서 나오는 수사물들은 이런 클래식한 공식을 탈피하고 싶은지 종종 더 현실에서의 경찰스러운 모습을 그리고 있네요.
이런 수사물들이 사실 평점은 좋지만 매우, 아주 답답한 삶에 적응을 잘 못하면,
"아 뭐 이렇게 우울하고 무거운 걸. 그것도 이렇게 지루하게-"
라며 초반에 떨어져나가기 십상이라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을텐데도,
HBO는 HBO답네요.
여튼 Mare of Easttown도 그런 평범한(? 물론 전혀 평범하지 않습니다. 수사기법이나 진행방식이 평범한 거지, 그녀의 삶은 심하게 뒤틀려 있죠.) 여자 경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 평범하지만 뒤틀린 캐릭터를 더 부각시키기 위해서 캐스팅에도 아주 신경을 섰는데요.
평범해지다 못해 좀 히스테릭해지지 않았을까 싶게 늙어버린 케이트 윈슬렛을 원탑으로-
(사실 저는 젊을 때의 케이트 윈슬렛도 썩 예쁘다고 느끼지 않긴 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이 여자가 그 타이타니의 케이트 윈슬렛이 맞나 싶죠.
세월은 정말 잔인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녀의 감시역이자 파트너로 나온 남자배우는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의 히어로인 이반 피터스.
아메리칸 호러스토리의 거의 모든 시즌을 소화하면서 히스테릭하면서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연기로는 사이코와 페드라의 앤소니 퍼킨스에 버금가는 역량을 보여줬었죠.
여튼 이 두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두 경찰이 이스트 타운이라는 조그만 시골 동네에서 일어난 살인과 연쇄실종 사건을 파해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족들의 파괴된 삶, 뒤틀린 감정, 피떡처럼 엉망으로 얽혀버린 관계들이 하나둘 드러납니다.
사건의 실체보다 메어와 그녀 주변의 사람들의 삶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진 탓에 전개가 빠른 수사물을 원한다면 살짝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인간 관계에서 재미를 느낀다면 단순하고 전형저인 수사물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죠.
물론 시종일관 우울해지는 건 감내해야합니다. ^^
제 별점은: ★★★★
ps. 요즘 왓챠의 HBO 드라마 수급이 뜸해진데다 HBO MAX의 국내 론칭은 기약이 없으니, 최근에 나오는 HBO 드라마를 합법적으로 보기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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