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야기

[애니 추천] 도로로(Dororo) #흥미진진 #신선함 #요괴 #성장

강인태 2021. 7. 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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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멋진 애니를 한편 발견했네요.

제목은 '도로로'.

제목만 봐서는 이게 도대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죠.

지인들에게 추천할 때도 다들 제목을 되묻곤 합니다.

그것도 홈즈의 왓슨이나 데미안의 싱클레어처럼 주인공이라기보다는 화자에 가까운 캐릭터의 이름을 작품의 제목으로 했으니 제목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건 당연한 일.

태어남과 동시에 귀신? 요괴? 괴물? 등으로 불릴만한 존재에 제물로 받쳐진 핫키마루의 성장과 모험이 이야기의 중심이지만, 정작 제목은 핫키마루 옆을 악착같이 지키는 꼬마 '도로로'의 이름으로 정해졌네요.

그림체가 완전히 달른데다, 제작이 2019년에 된 탓에 보는 동안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이 원작이었네요.

사실 1968년에 이미 흑백의 애니메이션을 제작되었지만, 19년에 다시 레메이크되었다는-

그리고 원작의 표지와 68년에 제작된 애니의 스틸컷을 보면 단박에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이라는 걸 알수 있다는-

도로오의 모습은 누가 봐도 아톰의 인간판이죠. ㅎㅎ

핫키마루는 블랙잭의 사무라이 판쯤 되려나?

원작의 표지

1968년판 도로로

작품에서 가장 놀라운 건 뭐니뭐니 해도 핫키마루라는 캐릭터의 설정입니다.

태어날 때 제물로 바쳐진 탓에 팔도, 다리도, 심저어 눈과 귀, 성대까지, 그야말로 오감과 사지, 그리고 목소리까지 강탈당한채 살아가야 하는 운명.

바로 이런 모습으로 말이죠.

생존에 대한 본능 정도와 사물을 그 기운으로 느끼는 심안 정도만 남은 상태입니다.

이런 모습의 핫키마루가 뛰어난 손재주를 가진 의원을 만나면서 보이지 않는 인공눈알과 부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나무팔과 다리를 달고 목적이 불분명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궁지에 몰린 '도로로'라는 꼬마를 만나고, 사람들을 해치는 괴물? 요괴? 들을 하나둘씩 해치웁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이 작품의 가장 놀라운 설정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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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괴물을 죽일 때마다 태어날 때 바쳐진 신체의 일부를 하나씩 돌려받는거죠.

다리 한쪽, 귀, 코..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결국 핫키마루와 도로로의 여행은 잃어버린 몸을 되찾는 과정이 되고, 이야기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은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핫키마루와 도로로의 성장에 맞추어집니다.

가면 탓에 부자연스러운 핫키마루의 얼굴

이렇게 새살이 돋아나서

얼굴을 되찾지만 오감이 없이 살아온 시간 탓에 한동안은 여전히 무표정합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말미로 가면서....

이렇게 다리도 생기고 이런저런 표정도 짓게 되죠.

여하튼 흥미진진한 핫키마루와 도로로의 모험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삶과 죽음, 인간과 요괴의 경계, 옳고 그름에 대한 데즈카 오사무 특유의 무거운 질문들이 적당히 이어집니다. 너무 무겁지 않게 말이죠.

여하튼 데즈카 오사무라는 이름값을 완전히 빼고, 충분히 강력하게 추천할만한 작품이었습니다.

(마지막이 너무 지나치게 비장한가 싶은 느낌이 조금 있었지만...

뭐 그건 그것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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