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명불허전!!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들은 거의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이 작품을 빠트리게 됐는지...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407522
여튼 우연한 기회에 그 사실을 알게돼서 냉큼 e북을 다운로드.
처음엔 빠트려도 될만한 거였나 싶었는데... 2~30%쯤 진행되면서 "역시, 이 할머니는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스 마플 덕분에 아가사 크리스티는 할머니라는 이미지로 제 머리속에 자리잡아버렸네요. ^^)
'이 작품이 출간된게 1942년' vs. '영화 라쇼몽이 등장한게 1950년' vs. '라쇼몽 소설 출간은 1915년'
라쇼몽 소설은 읽어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다섯 마리 아기 돼지의 진행은 영화 라쇼몽과 꽤나 닮아 있습니다.
다섯 명의 목격자가 겪은 하나의 사건.
각자의 관점에서 한 사건을 무려 다섯 번이나 반복해서 서술하는 무리수를 던졌지만, 아가사 크리스티 특유의 위트 넘치는 대사들과 드러내기 꺼려지는 일그러진 인간 본성을 절묘하게 담아내는 글솜씨 덕분에 전혀 지겹지 않게 페이지가 넘어갑니다.
다섯 명의 목격자는 자신이 본 것, 봤다고 믿는 것, 그래서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걸 편지로 보내옵니다.
얼핏 봐서는 다 그냥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있고, 그 속에 감춰진 미묘한 심리를 포와르는 정확하게 분석하고 찾아냅니다.
발로 뛰고 사건 현장에 뛰어들어 면밀하게 관찰하고 논리적으로 사건을 재구성하는 홈즈와는 전혀 다른 수사방식이죠.
거의 증인들과의 인터뷰와 그 속에 담겨진 심리와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을 통해 진실에 이르는 포와르의 방식은 어떤 면에서는 아주 느긋해 보이기까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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