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준이 준 화살통을 매고 아내인 항아를 데리고 지상으로 내려온 예는 요 임금과 만난 뒤, 열 개의 태양이 부리는 난동으로 인한 인간 세상의 고초를 두 눈으로 보고는 분노하게 되었다. 제준은 은근히 태양을 없애기 보다는 겁만 주어서 질서를 되찾기를 희망했지만, 태양들로 인한 인간들의 고통에 부아가 치민 예는 인정사정 봐줄 수가 없었다. 예가 화살을 꺼내어 태양을 향해 쏘아올리자 태양은 하나하나 땅으로 떨어져 발이 세 개 달린 금빛 까마귀가 되었다. 그렇게 예가 정신없이 태양을 쏘아 떨어트리는 걸 보던 요 임금은 그런 기세라면 예가 모든 태양을 다 쏘아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급히 사람을 보내 예가 매고 있는 화살통에서 화살을 하나 몰래 뽑아 오게 했고, 겨우겨우 하늘에 하나의 태양을 남겨놓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