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 하우스를 만들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니, 제일 먼저 한 건 네이버 부동산의 전원주택을 찾아보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딜?
마우스도 손가락도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죠.
잠시 망설이다 클릭한 곳은 연천이었습니다.
연천 중에서도 서울과 현재 집이 있는 고양시 행신동에서 되도록이면 가까운 연천으로-
그래서 선택된 곳이 연천군 장남면과 백학면.(서울 상암동에서 40~50분이면 도착)
매물이 많지 않은 지역이라 후보지를 선정하기도 비교적 쉬웠습니다.
그중에서도 뭔가 좀 끌리는 집으로 부동산에 연락도 하지 않은 채 지도만 보고 찾아갔습니다.
별 기대도 없이-
그런데 "우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멋진 정원과 임진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뷰를 가진 멋진 곳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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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집이- 집이-
2층에 올라가서 발을 좀 굴리면 집 전체가 울리는 20년을 훨씬 넘긴 오래된 집.
고쳐쓰기에는 애초에 부실하게 지어져서 그것도 어려워 보이는-
그래도 가격 딜만 되면 싼맛에라도 한번 해볼까 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집은 살아보다 3~4년 뒤에 다시 지을 생각을 하고 몇천만원 더 주고라도 사볼까? 하는 고민을 하던 차에 옆에 있던 친구의 한 마디.
"연천은 세컨 하우스가 아니라, 어딘지 귀농하는 느낌이 들긴 해.
별장이 아니라 농막인가 싶기도 하고-"
그말을 듣고 보니 사실 그 집을 제외하면 온 동네가 논밭이긴 하더군요.
강에서 너무 가까워서 습하고 벌레도 너무 많으려나 싶기도 하고-
집을 찾을 때마다 임진강에 낚시대를 드리우는 모습에 혹했는데, 사실 낚시라는 취미를 가져본 적도 없고-
결국 전선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두번째로 선택한 곳이 대관령.
조금 먼 느낌이긴 하지만 강도 바다도 없으니 습하지 않고, 나름 관광지이니 인프라도 어느 정도, 공기는 당연히 좋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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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뿔싸.
늦가을이란 계절 탓도 있겠지만 한번 가보니 대관령이란 동네가 그렇게 양지바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바람도 너무 많이 불고-
왜 이렇지 하고 찾아보니 제주도를 제외하면 한반도에서 비가 제일 많이 오는 지역이더라는-
날씨의 변화도 심하고.
결국 대관령을 포기하고 그 너머 강릉으로 갔습니다.
동해안 쪽은 날씨도 포근하고, 의외로 습도도 한반도에서 제일 낮은 편.
바다를 끼고 있고, 위로는 설악산을 끼고 있으니 풍광으로는 어디에도 밀리지 않을 거고-
ktx 타면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으니-
그래서 강릉에 있는 전원주택들을 폭풍 검색.
아 그런데 강릉에 있는 전원주택들이 위치한 곳은 거의 지뢰밭이었습니다.
무덤이란 지뢰를 피해가기가 거의 불가능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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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경 100미터 안에 큰 무덤이 없는 곳은 심심산골이나 가능하고,
사천면, 성산면 등 강릉 시내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은 강릉에서 오랜 기간 살아온 유지들이 무덤을 안 선 곳이 없다는-
특히나 풍광좋고, 양지바른 곳은 모조리 무덤으로-
그리고 강릉이 의외로 바닷가를 제외하면 산세도 없고, 야트막한 언덕 정도라 예쁜 곳을 찾기가 쉬지 않더군요.
바닷가 집은 이런저런 단점들이 너무 많아서 패스.
연천에서 강릉까지 동서를 가로지르며 수백개의 매물을 살폈지만 딱 마음에 드는 자리를 발견하는데 실패,
결국 원점으로 돌아와버렸습니다.
"그냥 가까운 북한산 자락이나, 광릉수목원 근처 같은데로 구할까? 아니면 아예 먼 곳으로 거제, 통영?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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