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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욱 3

[중국신화] 황제와 사방을 다스리는 네 명의 상제

중국 신화의 정점에는 황제가 있다. 황제 이전의 복희와 여와 등은 그리스 신화의 우라노스나 크로노스처럼 파편적이며 구조화되어 있지 않은 모호한 존재다. 그리스 신화가 제우스와 그를 둘러싼 신들의 체계가 갖추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면, 중국 신화 역시 황제와 그를 둘러싼 신들이 자리잡으며 본격화된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이야기에 동서고금을 아우를 드라마가 좀 약하다는 것. 황제 헌원은 중앙을 관장하는 상제였고, 그를 둘러싸고 동서남북을 관장하는 상제들이 있었다. 동방 상제 태호는 목(木)신인 구망을 보좌역으로 삼고 있었는데, 측량 도구들을 들고 다니며 봄을 관장했다. 염제 신농은 남방을 다스렸는데, 그의 이름(炎) 답게 저울을 들고 다니는 화(火)신인 축융을 보좌관으로 삼았다. 여름을 관장했을 것..

저파룡(猪婆龍) - 악어를 닮은 신물의 불행한 최후

저파룡(猪婆龍)은 그 생김새가 악어와 닮아 타(鼉, 악어 타)라고도 불렸는데, 주로 강이나 호수에서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었다. 성품이 게을러 잠자는 걸 좋아하고, 눈은 항상 졸음이 가득했으며, 그렇게 쉬고 있는 자신을 건드리면 화를 벌컥 내기 일쑤였다. (아무래도 악어가 모티브가 된 녀석인듯) 북방 천제인 전욱은 음악을 좋아했는데, 하루는 이 저파룡을 불러 음악을 연주하라고 했다. 하지만 저파룡은 딱히 연주할 줄 아는 악기도 없거니와 목소리도 그리 곱지 않은 탓에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되었다. 저파룡은 하는 수 없이 드러누워 자신의 꼬리로 희게 반짝거리는 자신의 뱃가죽을 두드렸는데, 그 울림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특히나 그 울림은 사람을 들뜨게 하고 힘을 북돋우는 힘이 있었으니, 사람들은 저파룡을 잡아다..

서방 천제 소호

소호는 서역 1만2천리를 다스린 서방천제이니만큼 그의 나라 소호지국에는 산들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의 신하들은 대부분 새들이었는데, 제비, 때까치, 종달새, 금계 등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우선 집비둘기는 비가 올 것 같으면 아내를 둥지 바깥으로 내쫓고, 맑아지면 다시 불러들였는데, 아내에게 엄한 것과 부모에 대한 효심이 비례한다고 여긴 소호는 그에게 교육을 맡겼다. 그리고 그 모습이 위엄이 있는 수리에게는 병권을 맡겼고, 공평무사한 뻐꾸기에게는 토목 공사를 맡겼다. 사사로움이 없이 용맹한 매에게는 재판을, 산비둘기에게는 조정 일의 기록과 공표를, 다섯 종류의 꿩에게는 목공, 금속공, 도공, 피형공, 염색공 등 수공업을 맡겼다. 그는 중앙 상제였던 전욱의 아저씨이기도 한데, 그가 전욱이 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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