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까치와 까마귀, 그리고 늑대들을 마구 무찌르며 전진한 게세르는 드디어 아바르가 세겐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적의 강력함을 익히 알고 있던 게세르는 기세 좋게 돌진하기 보다는 책략을 쓰기로 마음 먹는데... 게세르는 우선 주문을 외워 자신의 애마를 부싯돌로 만들어 주머니에 넣은 후, 붉은색 돌을 꺼내 입 안에 넣고 잘근잘근 씹은 후 하늘을 향해 뱉았다. 그러자 붉은색 돌가루는 하나하나 불을 뿜으며 타올랐고, 순식간에 지상은 가마솥처럼 뜨거워졌다. 그야말로 난데없는 폭염이 시작된 것. 게세르는 다시 주문을 외워 자신의 몸을 둘로 나눈 뒨, 발가벗은 어린 소년으로 변신했다. 두 명의 어린 게세르 분신이 어설프게 활을 쏘며 놀고 있노라니, 더위에 못이긴 아바르가 세겐은 집에서 빠져나와 바닷물에 풍덩 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