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부메의 여름'으로 시작된 교고쿠도 일당의 여정이 '망량의 상자'와 '철서의 우리'를 지나 '무당 거미의 이치'에 이르렀네요. 이번엔 앞선 작품들의 화자 역할을 담당했던 세키구치가 거의 빠지고, 새로운 화자로 낚시꾼인 이사마와 '철서의 우리'에 형사로 나왔다가 경찰을 그만두고 탐정이 되고자 하는 마스다가 등장합니다. 아무래도 세키구치는 교고쿠도와 세트로 다니는 설정이 더 어울리고, 두 사람이 항상 같이 사건을 맞닥뜨리는 것은 좀 부자연스럽다고 느꼈을지도- '우부메의 여름'이 현실과 그것을 인식하는 사람의 괴리를, '망량의 상자'가 생물학적인 생명과 의미론적인 생명의 차리를, '철서의 우리'가 내적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군상을 다루었다면 '무당 거미의 이치'는 어디선가 작동하는 거대한 힘에서 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