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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아이네이아스 2/5 -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

강인태 2021. 11. 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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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올로스가 보내온 바람에 리비아로 떠밀려간 아이네이아스와 그의 일행들.

그들은 아프로디테의 인도로 한창 건설이 진행 중인 카르타고로 들어간다.

(카르타고는 훗날 페니키아 인들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잡았고, 해상 무역의 중심지가 되었다.)

트로이를 떠난지 무려 6년만의 일이었으니, 이들의 고초는 말로 다하기 힘들었을 듯.


카르타고는 여왕 디도가 다스리고 있었다. 

디도는 원래 티레의 공주였으며 왕국의 2인자이자, 헤라클레스의 신관이었던 아케르바스와 결혼했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죽으면서 오빠인 피그말리온[1]이 일방적으로 왕위를 차지하면서 그녀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자기보다 아버지의 사랑을 더 받고 있었고,

남편인 아케르바스는 비밀리에 엄청난 부를 축적해두었다는 소문까지 들리자, 

피그말리온 입장에서는 디도가 여긴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다. 

 

결국 피그말리온은 아케르바스를 죽이고, 디도를 감시하기 위해 자신의 성으로 이사하라고 했다. 

디도는 자기 발로 이사를 가겠다며, 이사를 도와줄 사람을 보내달라고 한다. 

그녀는 모래가 들어있는 가방을 바다에 던져버린 뒤, 그 가방에는 아케르바스가 몰래 모아둔 금이 들어 있다고 선언한다. 

디도는 이사를 도우러 온 사람들에게 빈손으로 돌아간다면, 아케르바스의 분노를 사서 벌을 받을 것이니 자신과 함께 도망가자고 설득한다. 

이에 그녀를 따르게 된 무리와 함께 사이프러스를 거쳐 아프리카 북쪽 연안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카르타고를 세우게 된 것이다.  

 

트로이에서의 이야기를 디도에게 들려주는 아니네이아스

       

 

디도는 아이네이아스 일행을 환영하며 그곳에 머물든, 떠나든 그들을 돕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날 저녁에 벌어진 환영 파티에서 에로스(큐피드)가 몹쓸 장난을 쳤다.

디도의 가슴에 아이네이아스에 대한 사랑을 일으킨 것.

역마살이 있는 남자를 사랑하게 됐으니 디도의 비극은 명약관화한 것.

 

큐피드의 장난에 걸려든 디도

디도는 헤라에게 자신의 마음에 따라 아이네이아스와의 결혼을 기원하게 되고,

아이네이아스가 로마를 건설하는 것을 못마땅해하던 헤라는 이 기원을 들어준다.

다음날 사냥 도중 만난 폭풍우를 피해 두 사람만 어느 동굴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헤라를 하객으로 삼고, 하늘을 증인으로 삼아 결혼하게 된다.

 

폭풍을 피해 동굴로 들어가는 두 사람

 

하지만 제우스가 아이네이아스에게 그의 운명을 환기시켜주자 아이네이아스를 디도를 떠나버린다.

홀로 남은 디도는 울부짖으며 그를 저주하다, 아이네이아스가 남겨두고 간 칼로 자신을 찔러 자결해버린다. 

 

자결하는 디도

 

 

[1] 상아로 아름다운 여인상 갈라테이아를 조각하고, 아프로디테의 축복으로 생명까지 불어넣어서 결혼한 키프로스의 피그말리온과는 다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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