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먹는 사람들의 나라를 무사히 탈출한 오디세우스 일행.
기나긴 항해 끝에 맑은 물이 가득 흐르는 개천이 사방으로 뻗어 있는 비옥한 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섬에는 풀을 뜯고 있는 염소들까지 잔뜩 있었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염소를 잡으러 이리저리 쫓아다니던 오디세우스는 커다란 바위로 입구가 막혀있는 동굴을 발견했다.
바위 틈으로 동굴로 들어가보니 그 안에는 화로도 있고, 염소를 치기 위한 칸막이까지 되어 있었다.
누군가 주인이 있는 거처임이 분명했지만 오랜 항해에 지친 오디세우스 일행은 막무가네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동굴 속에서 저장되어 있는 치즈를 발견한 그들은 배에 남아 있던 와인을 가져와 부어라 마셔라 흥청망청거린 것.
이렇게 정신없이 웃고 떠들고 있는데 갑자기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흔들렸다.
동굴의 주인이자 키클롭스(거인족), 그리고 포세이돈의 아들인 폴리페모스가 돌아온 것.
(그는 바다의 님프인 갈라테이아를 짝사랑하다 버림받고 이 무인도에서 외톨이로 지내고 있었다.)
폴리페모스는 오디세우스 일행을 발견하자 동굴 입구를 봉쇄한 뒤, 다짜고짜 한 명을 잡은 뒤 손으로 찢어서 입안으로 넣어버렸다.
그리고 또 한 명.
두명을 먹어치우고 배가 부른 폴리페모스는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날이 밝아오자 잠에서 깬 폴리페모스는 또다시 오디세우스 일행 중 몇명을 잡아먹고는 동굴을 나갔다.
물론 입구를 꽁꽁 틀어막는 것도 잊지 않고-
탈출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던 오디세우스는 저녁이 다 되어서야 겨우 계책을 마련했다.
폴리페모스가 돌아와서 일행 중 두명을 또 잡아먹자, 입가심으로 자신들이 가져온 와인을 권했다.
와인을 받아먹는 폴리페모스에게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이름이 '아무도 아냐'라고 가르쳐줬다.
폴리페모스가 와인에 취해 쓰러지자 오디세우스는 불에 달군 지팡이로 그의 눈을 쑤셔버렸다.
고통에 내지른 폴리페모스의 비명소리에 다른 키클롭스들이 몰려와서 물었다.
"어이 폴리페모스, 도대체 누가 그런 거야?"
"아무도 아냐."
"누가 그런 거냐고?"
"아무도 아니라니까."
이 반복되는 대답에 키클롭스들은 멋적어하며 다들 돌아가버렸다.
아침이 되자 폴리페모스는 풀을 먹이기 위해 양들을 동굴 밖으로 내보내야했다.
오디세우스 일행이 빠져나가지 못하다록 하나하나 손으로 만져서 확인한 다음 내보내는 신중함을 보였지만,
오디세우스 일행은 양의 아랫배에 매달려 폴리페모스의 손길을 피했고 무사히 배로 돌아갈 수 있었다.
무사히 섬을 탈출하는듯 싶었던 오디세우스 일행은 리더인 오디세우스의 방정으로 인해 다시 위기를 맞았다.
자신의 계책이 통한데 으쓱해진 오디세우스가 폴리페모스를 향해 이렇게 외쳐버린 것이다.
"내 이름은 오디세우스야! 여행길 마다 도시를 약탈하고 다니는 현명한 오디세우스라고-"
폴리페모스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거대한 바위를 집어던졌지만 배가 한번 출렁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폴리페모스가 누구인가?
그는 바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이었다.
폴리페모스는 아버지 포세이돈에게 자신의 복수를 부탁했고,
포세이돈은 이후 오디세우스의 항해에 항상 나쁜 날씨를 보내주며 복수를 해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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