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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오리온 - 별자리가 되어버린 사냥꾼

강인태 2021. 7. 2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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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은 포세이돈과 에우리알레(미노스 왕의 딸)의 아들이자, 유명한 사냥꾼이었다.

그가 키오스 섬을 찾았을 때, 섬의 왕이었던 오이노피온(디오니소스와 아리아드네의 아들)의 딸 메로페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어느 아버지 혹은 왕이 자신의 딸이 낯선 이방인과 사랑에 빠지는 것을 그냥 두고 볼 리가 없다.

 

오이노피온은 오리온에게 섬에 전염병을 퍼트리는 동물을 모두 없애준다면 딸과의 결혼을 허락하겠다고 한다. 하

지만 동굴과 숲 속에 흩어져 있는 동물들을 모두 없애는 것은 사실 상 불가능한 일이었고,

설사 다 잡는다고 해도 다 잡았음을 증명할 길이 없는 일이었다.

 

이렇게 짐승을 잡고 또 잡기를 반복하던 어느날 오리온은 만취한 상태에서 메로페를 겁탈(?)해버린다.

오이노피온은 소중한 딸이자, 자신이 몰래 음침하게 욕정을 품고 있던 대상을 겁탈한 오리온에게 분개했고, 디오니소스에게 복수를 부탁한다.

디오니소스는 아주 독한 술을 오이노피온에게 주고, 오이노피온은 이 술을 오리온에게 권해 취해 곯아 떨어지게 한 후, 두 눈알을 파내버리고 궁 밖으로 쫓아내버렸다.

(이 이야기 구조는 만화 베르세르크의 하얀 매, 그리피스의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두눈을 잃은 오리온은 포세이돈의 아들답게 바닷가에서 신들의 도움을 청하고, 동쪽 끝으로 가서 태양의 전차가 수평선으로 올라오는 것을 바라보면 다시 눈을 갖게 될 것이라는 조언을 듣는다.

이어 배 한척을 더듬어 발견하고 수평선을 향해 노를 저어가게 된다.

(헤파이스토스의 시종, 케달리온의 안내를 받아 헬리오스를 찾아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헤파이스토스의 시종, 케달리온의 안내를 받아 헬리오스를 찾아가는 오리온

오리온은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태양의 말을 준비하고 있을 때 마주치게 되고,

시력을 회복하는 동시에 에오스와 사랑에 빠진다.

 

안정을 되찾은 오리온은 그냥 평화롭게 살지 못하고, 복수를 해야겠다며 키오스 섬으로 돌아오는데,

오이노피온은 지하의 비밀 방에 숨어서 화를 면한다.

 

하지만 오리온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재앙을 맞게 되는데... 그것은 태양신 아폴론이었다.

아폴론은 자신의 성지인 델로스 섬에서 오리온이 에오스와 뒹군 것에 대해서 분노했고,

아울러 동생 아르테미스의 순결이 오리온 때문에 흔들리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을 품었다.

아르테미스는 원래 처녀들만 모아서 사냥을 다녔지만, 오리온만은 예외로 가까이 뒀기 때문.

그렇게 아플론의 증오심이 커지는 마당에, 오리온이 전세계의 야생 짐승들을 모두 죽이겠다는 거만한 자세까지 보이자,

 

드디어 아폴론은 단죄에 나선다.

그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에게 짐승들이 다 없어지기 전에 오리온을 죽이라고 꼬득이고,

가이아는 전갈을 보내 오리온을 공격하지만 오리온은 그 공격을 피해 물속으로 뛰어들어 도망친다.

전갈에 맞서는 오리온

하지만 아폴론은 다시 아르테미스를 찾아가 외친다.

 

"지금 물속에서 도망치는 사람은 너의 시녀를 겁탈한 나쁜 놈이다."

 

이 말에 아르테미스는 활을 높이들어 오리온의 목숨을 끊어버린다. 

 

오리온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아르테미스

 

아르테미스는 뒤늦게 자신이 아끼던 오리온임을 알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오리온을 별자리로 만들어주는데 만족하게 된다. 

 

                   

오리온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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