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서의 우리?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제목만 봐서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는- 하지만 일단 '우부메의 여름'과 '망량의 상자'에서 보여준 작가의 역량을 믿고 시작해봤습니다. 우부메의 여름이 마음과 뇌, 기억과 인식, 의식과 무의식 등에 대한 나름의 깊이 있는 고찰이라는 메시지를 엽기적인 가족사라는 미스테리에 담았고, 망량의 상자가 생명이란 무엇인가? 강박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메시지를 역시나 엽기적인 가족사에 담았다면, '철서의 우리'는 불교의 가르침이라는 좀 더 어렵고 애매한 주제를 폐쇄적인 사찰의 역사에 담았습니다. 제목의 우리는 'we'가 아니고 ' cage', 즉 돼지우리의 그 우리입니다. 무언가를 가둬둔 경계죠. 그것이 물리적인 경계든, 정신적인 경계든- 그렇잖아도 어려운 불교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