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임금의 아버지인 고수는 눈이 멀었는데, 어느날 꿈에 봉황이 날아와 입에 물고 있던 쌀을 먹였다. 이 꿈을 꾼지 얼마 되지 않아 고수는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바로 훗날 순임금이다. 순은 한쪽 눈에 눈동자가 두 개였는데, 다른 신화의 주인공과는 달리 외관 상의 특징일 뿐 딱히 특별한 능력이 부여되지는 않았다. 순이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버렸고, 그의 아버지 고수는 새장가를 들어 아들 상을 낳았으니 순의 어린 시절이 순탄할리 없었다. 아버지는 눈이 먼데다 좀 모자란 사람이었고, 계모는 표독하며 배다른 남동생은 포악하니 순은 그 집에서 배겨날 재주가 없었다. 항상 매를 맞으며 지내던 순은 계모의 눈빛이 점차 살기를 띄는 것을 느끼고는 집을 나와 역산 기슭에 초가를 짓고 혼자서 황무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