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은 공자의 후손이었는데, 인품이 있는데다 시를 잘 지었다. 하루는 친한 친구가 천태현의 현령이 되었다며 초대했는데, 초대에 응해 그곳으로 가보니 아뿔사 친구는 갑자기 숨을 거둔 상태였다. 친구에게 노잣돈을 받아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에 가진 돈을 모두 써버린 공생으로서는 난감한 노릇이었다. 어쩔 수 없었던 공생은 근처의 보타사라는 절에 얹혀 살면서 경전을 베끼는 일로 연명하고 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인근에 있는 선씨 집안의 저택 앞을 지나고 있었는데, 그곳은 선씨가 소송에 휘말려 가세가 기울면서 시골에 가는 바람에 비어 있는 집이었다. 그런데 비어있던 집에서 한 소년이 나오더니 공생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공손한 태도로 인사를 올리며 자기 집에 들러달라고 부탁했다. 소년이 귀품있게 잘 생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