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스를 지하 혹은 천국으로 몰아낸 제우스의 첫번째 과제는 친인척 정리였다. (고려나 조선으로 따지면 개국 공신들에 대한 보상과 예우 문제가 첨예하게 등장한 셈이다.) 크로노스는 레아와의 사이에서 6명의 아들딸을 나았고, 제우스는 막내였지만, 위로 다섯명이 모두 크로노스의 뱃속에 있다 태어나면서, 제우스는 큰 형으로 거듭나버렸다. 데메테르에게는 땅을, 포세이돈에게는 바다를, 헤스티아에게는 불을, 하데스에게는 하계를, 그리고 헤라에게는 자신과 결혼하는 영광을 선사하며 5명을 다 챙겼다. 하지만 친인척이라는 게 형제 자매로만 끝나지 않는 법이다. 제우스에게는 할머니인 가이아(이 분은 그리스 신화 초반의 모든 트러블 메이커이자 해결사인 듯.. 병주고 약주고)의 자식, 즉 삼촌과 고모이자 동시에 이모인 티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