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아(皇娥)는 천상에서 옷감을 짜는 선녀(직녀와 비슷한 느낌이 있다.)였는데, 일하다 짬짬이 뗏목을 타고 은하수를 건너 서쪽 바닷가에 있는 궁상 나무 아래까지 가서 놀곤 했다. 궁상 나무는 높이가 끝이 없는 뽕나무였는데, 그 열매가 심상치가 않았다. 크고 탐스러운건 물론이고, 보랏빛으로 투명하게 빛나는 것이 보기만 해도 신비감을 자아냈다. 그런 열매가 만년에 한번씩만 열렸는데, 그것을 먹고나면 천지보다 더 오래 살 수 있었다. 황아가 이 궁상 나무 아래에서 놀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미소년이 나타났다. 그는 백제의 아들로서 새벽하늘 동쪽에서 밝게 빛나는 금성(계명성)이었다. 둘은 첫눈에 반해 마냥 달콤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들은 황아가 은하수를 건너는데 이용한 배에 계수나무 가지로 만든 돛대를 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