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괘가 산山을 상징하는 간艮, 하괘는 바람風를 상징하는 손巽입니다. 산 위에서 불어야할 바람이 산 밑에서 부는 형국이니 문제가 심각하군요. 산 밑에 구멍이 숭숭 뚫렸으니 언제 산사태가 날지 불안하기 짝이 없는 거죠. 바람이 든다라는 표현은 주로 썩 좋지 않은 일에 쓰입니다. 바람든 무는 먹을 수가 없고, 허파에 바람이 든 사람은 쓸모가 없고, 바람난 배우자는 가정을 망치게 마련이죠. 그래서 산山과 바람風이 만난 이 괘는 벌레 고蠱자를 사용하는 고蠱 괘가 됩니다. "기둥에 벌레가 생겼으니 큰일이군요. 집이 무너지기 전에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새로운 기둥을 세워야 합니다. 그 동안 부정한 일이나 부패한 것들이 있다면, 스스로든 남에 의해서든 바꾸어야 합니다. 주위를 잘 둘러보세요. 뭔가 잘못되거나 부정한 ..